은빛 지구는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SF영화가 됐을지도 모른다. 막대한 예산, 사색을 불러일으키는 각본, 대담하고 예술적인 영상은 걸작의 탄생을 약속했다. 그렇다면 대체 왜 당시의 공산주의 영화계 결정권자들은 촬영 완료까지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을 중단시켰을까? 경제적 이유였을까? 아니면 정치적이거나 예술적인 이유? 혹은 개인적 이유였을까? 이 영화의 파편들은 30여 년 전과 변함없이 지금도 제작진의 감정을 자극하고, 관객에게 영감을 준다. 이 다큐멘터리는 폴란드영화의 가장 큰 미스터리이자 가장 위대한, 그러나 실현되지 못한 꿈에 관한 이야기다.